어느 날, ‘어떻게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결혼생활 어떻게 하고 있어요?’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어느새 나도 결혼 34년차에 들어가고 있다. 결혼에 대하여 딱히 ‘이렇게 해보라’ ‘저렇게 해보라’ 이런식의 어설픈 말은 할 수 없으나, ‘이렇게 해보니 괜찮더라’ ‘저렇게 하니 후회가 되더라’ 이런식의 경험담은 나눌 수 있겠다 싶어, 나누려고 한다.
내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의 결혼은 내 어머니의 ‘욕심’과 ‘열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된 경우다. 함께 살아오면서 거듭 느끼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것보다 어머니의 선택이 훨씬 좋았다는 생각이다. 평생 가보지 않는 길을 함께 걸어갈 길동무를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일수록 함께 걸어갈 길동무가 중요하다는 것도 살면서 배웠다. 길동무는 서로에게, 때로는 친구, 때로는 조언자, 때로는 스승이 되기도한다.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프로골프 선수들이 각자 개인스승을 두고 정기적으로 코치를 받으며 배운다고 한다. ‘이미 프로골프 선수라하면 그 분야에서 최고이기 때문에 스승이 필요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도 평생 스승이 필요하듯이 결혼생활에서도 ‘평생’스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스승이 바로 함께 길을 걸어가는 배우자라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결혼하여 살다보면 이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는데 나도 동감한다. 그생각을 하고 입밖에 내지 않는 사람이 있고, 그 생각을 입으로 내 뱉은 사람도 있다. 심지어 내 뱉은 말을 주어담지 못하고 말한대로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경우든, 모두 하나님 앞에서 조금만 더 심사숙고하며 조정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 다시 나에게 결혼생활 어떻게 하고 있느냐? 는 질문을 한다면, 이렇게 제 마음을 나누고싶다. 첫째, ‘배우자’는 나의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서 서로 ‘배-우-자! 어느 분야든,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에게도 스승이 필요한 것처럼, 누구나 평생 스승이 필요하다. 그 사람이 바로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배-우-자’라고 생각한다.
둘째, 상대방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생각도, 걷는 속도도, 가는 방향도 상대방에게 맞추며 걸어갈 때, 좋은 길동무가 된다. 그런 동무와는 아무리 힘들고 멀어도 함께 갈 수 있다. 그런데 먼저 누구한테 맞춰야할까? 먼저 신랑에게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관계라고 한다. 신랑 예수께 신부인 우리가 맞춰 드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믿는다.
셋째는, 각자 주님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각형 꼭대기에 주님이 계시고, 양쪽 좌우에 나와 나의 배우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각자 주님을 행해 걸어가다보면, 결국 정점에서 두사람이 주 안에서 만나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곧 나와 배우자와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