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바둑을 두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둑에서 경우의 수는 매우 많다. 바둑판 위에서 벌이는 생존경쟁 게임이기 때문에 어디에 먼저 놓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싸움이 전개된다. 작은 바둑판에서 돌을 놓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의 78승가지라고한다. 그만큼 복잡하다는 뜻이기도하다.
내가 직접 바둑을 둘 때는 그 ‘수’가 잘 보이지 않다가, 다른 사람이 바둑을 둘 때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한 두 수 앞서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입이 간질거려 훈수를 두다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의 삶을 바둑 두는 것으로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인생은 바둑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것 같다. 인생의 초보자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생 바둑이 펼쳐질 때가 있다. 고수들이 바둑을 두는 것을 구경한 적이 있다.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바둑 판에 돌 하나 놓고 감탄을 하기도 하고 아쉬워 하기도 한다. 초보자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다. 앞을 내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목회를 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것은 바둑만큼이나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 왜 이런 저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인생 바둑의 고수이신 주님이 인생의 멋진 한 수를 두신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럴 때 고수의 생각을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저는 얼마전부터 인생의 고수이자, 목회의 고수이신 ‘주님의 훈수’를 받기로했다. 이것을 신학적으로 ‘계시’라고한다. 주님이 보여주시고 드러내는 것이 바로 계시다. 내 옆에서 계시해 주시고 보여주시면서 훈수를 해주시는 분을 따라하면 틀림없다. 계시의 종류 중에, 특별히 말씀을 통해 주님으로부터 받는 계시가 있다.
저는 요즈음 기도시간에 종종 말씀을 통해, 혹은 주변 환경을 통해 목회 고수이신 주님의 훈수를 받는 경우가 있다. 최근 몇 주 전부터 마음 속에 은밀하게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것들이 있었다. 앞으로 우리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해야할 일들에 대한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11월 첫주 30주년 기념 행사를 통하여 구원 받아야 할 모든 민족들을 교회에 초대하는 것, 그 때 우리 주변 전도대상자들을 초청하는 방법,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명령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K-Food를 널리 알려서 교회로 초청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기도를 마치고 기록을 해 놓고 보니, 목회 고수께서 주신 ‘신의 한 수’(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