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 끝까지 순종하고 충성하는 믿음
청소년들 중에서 난민 캠프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민 온 후, 갑작스럽게 달라진 문화에 접한 아이들이 있다. 청소년답게 적응력도 뛰어났다.
그래서 이곳 아이들처럼 말도 잘 배우고 의사소통도 잘 한다. 최첨단 게임도 즐기며 명랑하게 자라고 있다. 그런데 뭔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모습들이다. 여러 가지 이유들 중 하나는 경제적인 환경이 잘 따라주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아직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지만, 집에서 가장 큰 자녀라는 자격 때문에 1-2살 된 막내 아이를 돌보고 있는 미성년자도 제법 있다.
그 나이에 맞는 기독교 문화 활동을 하도록 도와 주고 싶어 YMCA의 도움으로 그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청소년 난민 학생들을 전도하기 위한 사역이었다.
그런데 도중에 나에게 사정이 생겨서 잠시 쉰다고 했던 것이 2-3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 사이 키와 덩치가 커진 청년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반가운 마음에 지난 일들을 얘기하며 한 사람씩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대학을 간 친구,’ ‘타주로 이사간 친구,’
‘아직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두 명의 친구가 감옥에 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참 동안
마음이 진정이 안되어 묻고 또 물었다. 현실이었다. 돈에 대한 충동에 못 이겨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갑작스레 접한 돈 문화에 휘둘려 그렇게 된 것이었다. ‘나의 사정’ 때문에 중간에 사역을 잠시 멈춘 것이 큰 잘못으로 다가왔다.
그 일이 자꾸만 죄책감으로 느껴졌다. 아쉬움도 컸다. 말씀으로 반석 위에 인생의 집을 반듯하게 세워주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다.
가치관을 분명하게 세워주지 못한 죄가 매우 크게 느껴졌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좇다가, 믿음에서 떠나 헤매기도 하고, 많은 고통을 겪기도 한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딤전6:10).
‘나의 사정과 형편’을 따지다가 소중한 사역을 잠시 멈춘 것이 이렇게 큰 결과로 다가올 줄 몰랐다. 교회 사역이 나의 형편 때문에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된다. 특별히 난민 사역과 목장 사역은 주님이 아끼는 소중한 사역이다. 끝까지 순종하고 충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