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7. 절망의 진단을 넘어, 영광의 복음을 향하여
Transcending the Diagnosis of Despair: Moving Toward the Gospel of Glory
3-15-2026
“너는 신장 병 때문에는 죽지 않을 것이다.”
병원을 다녀올 때마다 제 눈앞에 놓인 것은 차가운 숫자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신장기능 하향 곡선그래프였습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은 후, 제 일상은 1퍼센트라는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단 1퍼센트라도 기능을 유지해 보려 발버둥 쳤고, 수치가 조금이라도 반등하면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다시 떨어지면 깊은 한숨 속에 주저앉았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위태로운 절벽 끝에서 나는 이전보다 더 간절히 주님을 의지하게 되었고, 더 바짝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도의 자리에 앉을 때마다 주님은 제 마음 속에 분명한 확신을 주셨습니다. “너는 신장병때문에는 죽지 않을 것이다”라는 약속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마음이 평안해졌지만, 기도의 눈을 뜨면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냉혹했습니다. 수치는 오히려 계속 바닥을 향했고, 내 안에서는 끊임없이 의심과 확신이 교차했습니다.
결국 기대와는 달리, 신장 기능은 바닥을 쳤고, 어느 날 투석을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의 그 무거운 절망감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 신장 병으로는 죽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왜 투석까지 와야 합니까?”라는 원망 섞인 질문을 안고 새벽 제단에 엎드렸을 때, 주님은 변함없이 같은 말씀으로 저를 도닥여 주셨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면 여전히 투석기 앞에 앉아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주님은 계속 저를 안심시키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요 저녁 예배를 준비하던 중에 신시내티 대학병원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기증자가 나타났으니, 지금 당장 입원하세요.”
그 순간, 저는 전율하며 깨달았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신장 병 때문에는 죽지 않는다”는 약속의 의미를 말입니다. 투석과 절망의 과정은 저를 죽이려는 고통이 아니라, 저를 새롭게 살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정교한 과정이었습니다. 주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한 주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진단의 결과는 냉혹하고 아픈 것이었지만, 주님은 결국 ‘신장 병때문에는 죽지 않게’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분명히 압니다. 고통스러운 진단의 시간은 저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의 복음’을 더 뜨겁게 전하게 하려는 축복의 통로였다는 사실을요. 제 안에 복음을 향한 열망은 이전보다 훨씬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간혹 사람들이 제게 묻습니다. “목사님, 왜 그렇게 은퇴를 서두르세요?” 저는 이제 웃으며 대답하고 싶습니다. “남은 생애 동안 이 영광의 복음을 더욱 온 마음을 다해 선포하기 위한 거룩한 계획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살리신 하나님이 이제 여러분의 삶 속에서도 그 영광을 드러내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고통의 수치를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합시다. p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