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11일 컬럼

1,076. 작은 변화에 담긴 마음
김상헌 목사님께서 오래전부터 목회자 칼럼을 한번 써 보라고 권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 여러 번 사양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칼럼이 말씀을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목회자의 일상과 생각, 때로는 연약하고 인간적인 모습까지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오히려 그것이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목사님께서 자리를 비우시면서 처음으로 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고민하다가, 목회하면서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 하나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교회를 섬기면서 가능하면 성도님들을 놀라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일 축하처럼 기분 좋은 놀라움은 환영할 일입니다. 제가 피하고 싶은 것은 교회의 중요한 일이나 변화가 어느새 진행되어, 성도님들이 나중에야 알게 되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 앞에서 교회와 거리가 생긴 듯한 마음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교회의 모든 일을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때로는 말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고, 신속한 결정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어떤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나누고 싶습니다. 이 칼럼이 그런 작은 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에서 작은 변화 하나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주에는 강대상 주변과 설교하는 자리를 조금 정리했습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가 예배 공간에 변화를 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낯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유 장로님과 나눈 대화가 제게 작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전도지를 정리했을 때, 장로님께서 오래 지내다 보면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도 새로 온 사람에게는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어떤 공간에 오래 머물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것에 익숙해집니다.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던 작은 불편함도 시간이 지나면 그저 익숙한 모습이 됩니다. 아마 저도 나중에는 지금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회 벽에 안내 표지판을 달고, 출입문에 예배 시간을 적고, 전도지와 강대상 주변을 정리하는 일들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한 작은 시도들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생각하는 방식이 더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교회를 지켜 오신 성도님들께는 제가 아직 모르는 사정과 지혜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부분도 있고,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 불편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변화가 낯설거나 불편하셨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또 평소에 바꾸고 싶었지만 미루어 두었던 일들이 있다면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젊은 목사가 왔으니, 제가 조금 더 움직이고 수고할 수 있는 일은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성도님들의 오랜 경험과 지혜에 제 작은 힘을 보태며 함께 교회를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세워 가는 교회이기를 바랍니다.
첫 목회자 칼럼을 쓰면서, 조심스럽게 제 마음 하나를 나누어 봅니다. 장목사
장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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